재즈를 공부하고 연주했던 사람으로서 재즈에 관한 글을 간략하게 쓰자니 너무나 방대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재즈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알 수 있게 최대한 핵심만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재즈의 탄생
재즈는 블루스(Blues)와 래그타임(Ragtime)이라는 음악 장르가 그 뿌리라 할 수 있는데, 1910년 경 미국 뉴올리언스에 정착한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의 음악과 클래식 음악 및 악기들을 기반으로 한 유럽의 음악적 요소들이 결합되고 융합되어 탄생한 음악 장르입니다
재즈의 특징
재즈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즉흥 연주(Improvisation)입니다. 연주자가 그 순간의 감정과 즉흥적인 영감을 바탕으로 멜로디와 리듬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솔로 연주 구간에 즉흥연주로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재즈는 같은 곡이라도 매번 새롭고 독창적인 연주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각 연주자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즈는 리듬을 빼놓을 수 없는데. “재즈는 스윙(Swing)이다!”라고 말할 만큼 이 독특한 리듬감과 스윙감이 재즈의 중요한 특징입니다. 스윙감은 마치 시소를 타듯 음악이 앞뒤로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리듬적 요소로, 재즈 음악을 춤추기 좋게 리듬을 타게 만듭니다.
화성적으로는 재즈와 블루스에서 사용되는 블루 노트(Blue note)가 있는데 이 역시 재즈의 중요한 요소로, 이는 장음계에서 3음과, 5음, 7음을 반음 낮추면서 재즈 특유의 블루지한 감성과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초기 재즈의 시대별 발전
1920년대에는 재즈의 형태가 뉴올리언스에서 뉴욕과 시카고로 퍼져나갔고, 각 지역에서는 “뉴욕 재즈”, “시카고 재즈”로 개성을 만들어 가며 발전해 나갔습니다. 이 시기 재즈의 템포 및 리듬이 더욱 세련돼졌고, "즉흥연주" 즉 각 악기의 “솔로 연주”가 강조되고 재즈를 듣는 재미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1930-40년대는 스윙재즈의 황금기로서 베니 굿맨(Benny Goodman), 카운트 베이시(Count Basie),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 등과 같은 재즈 뮤지션들이 리더로 이끌었던 빅밴드(Big Band) 음악은 지금으로 치면 춤을 추기 위한 댄스음악이었고, 그 당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1940년대 후반에는 보다 복잡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인 비밥(Bebob)이 등장했습니다.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찰리 파커(Charlie Parker) 등과 같은 연주자들이 주도했고, 상당히 빠른 템포와 복잡한 코드 진행, 그리고 독창적인 즉흥 연주를 특징으로 하여 연주자들의 실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연주자와 마니아들을 제외한 일반 대중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1950-1960년대에는 재즈의 다양한 하위 장르들이 탄생하였습니다. 하드 밥, 쿨 재즈, 모달 재즈 등의 스타일이 등장했고,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같은 재즈계의 거장들이 새로운 음악적 경계를 탐구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재즈가 클래식, 록, 그리고 세계 음악(World Music)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재즈의 변형 및 무한한 확장성
재즈가 다른 나라의 문화나 음악적 요소들을 만났을 때 수많은 재즈의 하위 장르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나라별로 또는 지역별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장르와 융합되어 발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 모두 큰 테두리 안에서 재즈로 분류하며 분명한 것은 각각의 독특한 특성들을 가지고 하나의 장르로 발전되었다는 것입니다.
1. 보사노바(Bosanova) : 보사노바는 1950년대 후반 브라질에서 등장한 음악 장르로, 삼바의 리듬과 재즈의 화성을 결합한 것입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 주앙 지우베르투(João Gilberto) 등의 뮤지션들이 이끌었던 보사노바는 그 특유의 부드럽고 우아한 리듬과 멜로디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보사노바는 재즈의 영향을 받아 즉흥 연주와 복잡한 코드 진행을 도입했으며, 이는 전통적인 삼바와는 차별화되는 요소였습니다.
2.아프로큐반(Afro Cuban): 쿠바 음악과 재즈가 결합된 형태로, 1940년대와 195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차노 포조(Chano Pozo) 같은 음악가들이 주도한 이 장르는 쿠바의 전통적인 리듬과 재즈의 즉흥 연주를 결합하여 독특한 사운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아프로큐반 재즈는 특히 쿠바의 클라베(Clave) 리듬과 재즈의 스윙감이 융합된 형태로, 재즈의 다채로운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켰습니다.
3. 라틴재즈(Latin Jazz): 라틴 재즈는 더 넓은 범위의 라틴 아메리카 음악과 재즈의 융합을 뜻합니다. 아프로큐반 재즈와 비슷한 것 같지만, 멕시코, 브라질, 푸에르토리코, 등 다양한 라틴 아메리카 국가의 음악적 요소를 포함합니다. 티토 푸엔테(Tito Puente), 몬고 산타마리아(Mongo Santamaria) 등과 같은 음악가들이 라틴 재즈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이는 다양한 리듬과 악기, 그리고 재즈의 즉흥 연주가 결합된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4. 퓨젼재즈(Jazz Fusion): 1960년대말 마일스 데이비스를 기점으로 재즈에 훵크(Funk)나 록(Rock) 음악을 융합하여 발전하였고, 악기적인 특성으로는 일렉트릭 악기들. 신디사이저나 펜더(Fender)사의 로즈(Rhodes) 일렉트릭 피아노, 일렉트릭 기타 사용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애시드 재즈, 스무스 재즈 등으로 파생되기도 합니다.
재즈는 그 기원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 온 음악 장르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문화적 유산에서 시작된 재즈는 다양한 문화와 음악적 요소를 흡수하며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보사노바, 아프로큐반 재즈, 라틴 재즈와 같은 하위 장르들은 재즈의 다채로움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현대 대중음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재즈는 음악적 장르를 넘어서, 문화적 융합과 창의성의 상징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경계를 넘나들을 수 있는 장르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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